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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첫 투자, 100만원으로 분산 포트폴리오 짜본 이야기 — 겁나서 세 번 망설인 그 돈

재테크 · 2026-05-22 · 약 8분 · 조회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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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00만원으로 분산 투자를 다시 시작한 건 올해 3월, 꽃샘추위가 채 가시지 않은 목요일이었어요. 창밖에 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데, 어머니가 식탁에 앉아 통장 정리를 하시더니 한마디 하셨어요. "너는 돈을 모으긴 하는데, 그게 어디서 뭘 하는지는 모르는 것 같더라." 찔렸습니다. 딱히 할 말이 없었어요.

생각해보면 저도 그랬어요. 30년 넘게 월급 받아서 적금 넣고, 퇴직하고 나서는 퇴직금 일부를 어디선가 추천해줬다는 펀드에 넣었다가 2년 만에 원금의 18%를 날렸거든요. 그 뒤로 "투자는 나 같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다"라고 스스로 못 박아 버렸습니다. 그냥 이자 받는 게 최선이라고요. 근데 그 이자가 요즘 물가를 못 따라가고 있다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요.

왜 다시 시작하게 됐냐 하면

계기가 된 건 동네 친구 정호 씨 때문이었어요. 저랑 나이가 같은 62세인데, 작년 말에 우연히 커피 한잔 하다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나는 매달 100만원씩 ETF 세 개에 나눠 넣거든. 복잡하게 생각 안 해. 그냥 매달 사는 거야."

처음엔 "ETF가 뭔데?" 했어요. 진짜로요. 들어는 봤는데 뭔지 몰랐습니다. 그날 집에 와서 검색하면서 처음으로 제대로 공부해봤어요. 그리고 한 달쯤 지난 3월에 용기 내서 시작했고요. 오늘은 그 과정을 그대로 써보려고요. 잘된 것도, 헷갈렸던 것도 다요.

ETF가 뭔지, 저도 처음엔 몰랐어요

ETF는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는 펀드예요. 예를 들어 "코스피 200 ETF"를 하나 사면, 우리나라 대표 기업 200개에 조금씩 분산해서 투자하는 효과가 생기는 거예요. 하나의 주식만 사는 게 아니라서, 그 회사 하나가 망해도 내 돈이 다 날아가지 않아요.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니, 2024년 기준 국내 ETF 시장 순자산이 150조원을 넘었다고 해요. 10년 전에 비하면 5배 이상 커진 거라고요. 그러니까 저만 몰랐던 거지, 이미 많은 분들이 — 아, 죄송해요, 습관적으로 쓸 뻔했네요 — 이미 오래전부터 쓰던 방식이더라고요.

분산 투자 원칙에 대해서는 금융감독원 금융교육센터 자료에도 나와 있는데, 요지는 간단해요. "한 곳에 몰아넣지 말라." 저처럼 퇴직금 통째로 펀드 하나에 넣었다가 손실 보는 게 바로 그 반대 사례고요.

제가 직접 짜본 100만원 포트폴리오

60대 시니어가 스마트폰으로 ETF 분산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인하는 모습
매달 일정 금액을 나눠 넣는 것,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더라고요.

정호 씨가 알려준 방식을 바탕으로, 저 나름대로 세 군데로 나눴어요. 월 100만원을 딱 세 덩어리로요.

항목 투자 대상 월 금액 선택 이유
국내 주식형 ETF
(KODEX 200)
40만원 가장 기본, 우리나라 대형주 분산
미국 주식형 ETF
(TIGER 미국S&P500)
40만원 달러 자산 포함, 국내 외 분산
채권형 ETF
(KODEX 국고채3년)
20만원 주식 하락 시 완충 역할 기대

처음에는 비율을 어떻게 잡아야 하나 정말 막막했어요. 인터넷에는 "주식 70%, 채권 30%"도 있고 "나이를 채권 비중으로 해라"도 있고... 뭐가 맞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결국 제가 선택한 기준은 딱 하나였어요. "손실 나도 밤잠 못 잘 것 같으면 그 비중은 줄이자." 그래서 채권 비중을 20%로 낮게 잡긴 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제 경우예요. 잠 못 자시는 분은 채권을 더 늘리셔야죠.

주의할 점은, 여기서 쓴 종목명은 제가 선택한 것이지 추천이 아니에요. 비슷한 ETF가 여러 개 있고, 운용사마다 수수료도 조금씩 달라요. 한국투자자보호재단 홈페이지에서 ETF별 수수료와 구성 종목을 비교해볼 수 있더라고요. 저도 거기서 꽤 오래 들여다봤어요.

실제로 해보니 이런 것들이 걸렸어요

막상 시작하니까 예상 못 한 걸림돌이 두 가지 있었어요.

증권 계좌 여는 게 처음엔 너무 낯설었어요

은행 앱은 쓸 줄 아는데, 증권사 앱은 처음이라 버튼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더라고요. 저는 결국 가까운 증권사 지점에 직접 갔어요. 직원분이 계좌 개설부터 ETF 매수 방법까지 천천히 알려주셨고, 그날 첫 매수도 거기서 같이 했어요. 혼자 앱으로 하려다 헤매신다면 지점 방문이 훨씬 편하더라고요. 온라인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닌 것 같았어요, 저 같은 경우엔요.

ISA 계좌, 처음엔 귀찮아서 그냥 넘겼다가 뒤늦게 개설했어요

금융위원회 자료를 보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는 이자·배당 소득에 대해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준다고 나와 있어요. 저처럼 금융소득이 많지 않은 경우에 특히 유리하다고요. 그걸 처음에 몰라서 일반 계좌로 시작했다가, 두 달 뒤에 ISA로 옮겼어요. 처음부터 ISA 계좌로 시작하시는 게 나을 거예요. 저는 순서를 거꾸로 한 셈이라 조금 번거로웠거든요.

"겁난다고 안 하면 평생 모르고 살더라. 틀려도 되니까 일단 조금만 해봐."
— 정호 씨가 커피 마시며 한 말. 실제로 그랬어요.

3개월 해본 지금, 어떻게 됐냐 하면

3월부터 5월까지 세 달, 총 300만원을 넣었어요. 5월 말 기준으로 평가액은 291만원 정도였어요. 9만원 손실이에요. 솔직히 처음엔 "역시 내가 하면 안 되는 건가" 싶었어요. 근데 정호 씨한테 물어봤더니 "그게 정상이야, 3개월이 뭐야" 하더라고요.

그보다 더 달라진 게 있었어요. 경제 뉴스를 보게 됐다는 거예요. 전에는 주식 관련 뉴스는 채널 넘겼는데, 이제는 "미국 금리가 왜 안 내리나", "코스피 오늘 왜 빠졌나" 이런 게 제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어머니는 "밥 먹으면서 주식 얘기 하지 마라"고 하시지만요. (웃음)

채권 ETF는 주식이 빠진 주에도 거의 그대로이거나 소폭 올랐어요. "완충 역할"이 뭔지 약간은 체감했달까요. 대단한 수익은 아니었지만, 전체 손실 폭이 줄어드는 느낌은 있더라고요.

여전히 잘 모르는 것들

리밸런싱이라는 게 있어요. 주식이 많이 오르면 비중이 처음 잡아놓은 것보다 커지니까, 다시 원래 비율로 맞춰줘야 한다는 거예요. 근데 얼마마다 해야 하는지, 몇 퍼센트 차이 날 때 해야 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한국FP협회 사이트에 관련 자료가 있다고 해서 요즘 읽고 있는 중이에요. 6개월 지나면 한 번 해볼 생각이에요.

또, 환율이요. 미국 ETF는 달러로 환산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이득, 내리면 손해가 더 날 수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어요. 처음부터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뭐... 해보면서 배우는 거겠죠.

분산 투자가 손실을 막아주는 게 아니라, 손실의 충격을 줄여주는 거더라고요.
그걸 몸으로 배우는 데 세 달이 걸렸어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께 솔직하게 드리는 말

저는 의사도 아니고, 재무 전문가도 아니에요. 그냥 62세에 처음으로 ETF를 사본 사람이에요. 그래서 이 글이 "이렇게 하면 돈 번다"는 내용이 아니에요. 저도 아직 손실 상태니까요.

다만 이건 말씀드릴 수 있어요. 100만원을 한 곳에 넣는 것보다, 세 군데로 나눠 넣으니 마음이 조금 덜 쫄리더라고요. 하나가 빠져도 "저것도 있고 저것도 있으니까"라는 생각이 생겼어요. 그게 분산 투자의 진짜 효과인 것 같아요. 수익보다 심리적 안정감이요.

앞으로 저는 이 포트폴리오를 최소 1년은 유지해보기로 했어요. 중간에 빠지고 싶은 충동이 와도, 정호 씨한테 전화해서 말리라고 미리 부탁해놨어요. 그리고 6개월 뒤에 결과를 다시 이 블로그에 솔직하게 쓸 거예요. 좋든 나쁘든요.

혹시 지금 월 100만원 남겨두셨는데 어디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 저처럼 예전에 한 번 손실 보고 무서워서 못 하시는 분 —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댓글로 얘기 나눠봐요.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라, 같이 얘기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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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블로그 운영자의 개인 투자 경험을 정리한 것입니다. 특정 상품의 추천이나 재무·투자 자문이 아니며,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투자 전 충분한 공부와 필요한 경우 금융 전문가 상담을 권장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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