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초였어요. 아침에 세수하고 거울을 보는데, 어머니가 옆에서 "얼굴이 왜 그렇게 칙칙하냐"고 하시는 거예요. 85세 어머니한테 그런 말 들으니까 살짝 충격이었죠. 항산화 생활습관이라는 단어를 다시 떠올린 게 그때였어요. 그냥 피곤한 거겠지 하고 넘겼던 것들이 사실은 꽤 오래 쌓여온 거였더라고요.
그해 겨울, 뭔가 달라져 있었어요
11월부터였던 것 같아요. 잠을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고, 아침에 일어나면 손이 좀 붓는 느낌이 나고. 피부도 예전보다 더 푸석푸석하더라고요. 60대가 되면 원래 그런 거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그냥 나이 탓으로 넘기던 거죠.
그런데 어머니 말씀을 듣고 나서 괜히 신경이 쓰여서 예전 사진을 꺼내봤어요. 2년 전 사진이랑 비교해보니까 확실히 달라 보이더라고요. 피부 톤이라기보다, 얼굴 전체에 생기가 좀 빠진 느낌이랄까요. 나이가 드는 거야 어쩔 수 없지만, 이게 생활 습관 때문에 더 빨리 오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서 제대로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활성산소라는 게 뭔지 제대로 찾아봤어요
사실 '항산화'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들어왔는데, 정확히 뭔지는 잘 몰랐어요. 어렴풋이 몸에 좋은 거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죠.
찾아보니까 핵심은 '활성산소'였어요. 우리 몸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활성산소가 자연스럽게 생기는데, 이게 과도하게 쌓이면 세포를 손상시킨다고 하더라고요. 질병관리청 건강정보 자료를 보니, 활성산소가 DNA와 세포막을 공격해 피부 노화, 혈관 손상, 면역력 저하 등에 영향을 준다고 나와 있었어요. 나이가 들수록 몸이 활성산소를 스스로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도요.
그리고 활성산소를 더 빠르게 늘리는 요인들이 있더라고요. 스트레스, 수면 부족, 흡연, 자외선, 가공식품 과다 섭취 같은 것들이요. 저는 담배는 안 피우는데, 스트레스랑 수면은 영 자신 없었어요. 블로그 운영하면서 밤늦게까지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날이 많거든요.
"몸이 나빠진 게 나이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했어요."
어머니 식단을 바꾸면서 저도 같이 달라진 것들
어머니는 식사량 자체가 워낙 적으세요. 드시는 것도 거의 죽이나 부드러운 음식 위주고요. 그러다 보니 채소 섭취가 굉장히 부족한 편이었어요. 저도 사실 바쁘다는 핑계로 배달음식이나 간편식을 자주 먹었고요.
그래서 작년 12월 중순부터 조금씩 바꿔봤어요. 거창하게 한꺼번에 다 바꾸는 건 저도 못 하고, 어머니도 갑자기 낯선 음식이 늘어나면 안 드시거든요.
제가 먼저 해본 것들은 이렇습니다.
- 블루베리를 아침 요거트에 매일 넣기 — 냉동 블루베리를 사다가 해동해서 넣어요. 신선한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항산화 성분은 냉동도 거의 그대로라고 한국식품연구원 자료에서 본 게 기억나더라고요.
- 브로콜리 일주일에 세 번 이상 — 처음엔 그냥 삶아서 먹었는데, 어머니가 너무 퍽퍽하다고 하셔서 지금은 된장에 무쳐드려요. 그러니까 드시더라고요.
- 녹차를 커피 대신 오전에 한 잔 — 커피를 좋아해서 하루 세 잔씩 마셨는데, 오전 첫 잔만 녹차로 바꿨어요. 처음엔 좀 싱겁게 느껴지더니 이제는 익숙해졌어요.
- 요리할 때 올리브오일 사용 — 콩기름 대신 올리브오일을 쓰기 시작했어요. 비싸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오래 가더라고요.
어머니 식단은 좀 더 천천히 바꿨어요. 죽에 시금치나 당근을 곱게 갈아서 넣어드리는 방식으로요. 티 안 나게 섞으면 잘 드세요. 드시다가 "오늘 죽이 색이 왜 이러냐"고 하셔서 솔직하게 말씀드렸더니, "그냥 아무것도 넣지 말라"고 하셔서 당황했던 적도 있어요. 그 뒤론 살짝만 넣고 있습니다.
식단 말고, 생활 습관 쪽도 조금 손봤어요
음식만 바꾼다고 다 해결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활성산소를 늘리는 원인 중에 수면이 있다고 했잖아요. 저는 밤 12시 넘어서 잠드는 게 습관이 돼 있었거든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정보에서 읽었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항산화 효소 생성이 줄어든다고 나와 있었어요. 몸이 스스로 활성산소를 처리하는 기능 자체가 약해진다는 거죠. 그 문장이 좀 와닿았어요. 항산화 음식을 아무리 잘 먹어도 잠을 못 자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뜻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밤 11시 이후로는 블로그 작업을 안 하기로 했어요. 두 달 정도 지난 지금 솔직히 말하면, 매일은 못 지켜요. 이틀에 한 번 정도는 12시 넘기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예전보다는 훨씬 나아졌어요.
햇빛 쪽도 신경 쓰게 됐어요. 자외선이 활성산소를 늘린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겨울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선크림을 거의 안 발랐거든요. 실내도 창가에 오래 있으면 UV가 닿는다고 해서, 요즘은 외출할 때는 물론이고 집에서도 오전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있어요. 처음엔 좀 번거로웠는데 이제는 그냥 루틴이 됐어요.
두 달 정도 지난 지금, 달라진 게 있냐면
솔직히 드라마틱한 변화를 기대했다면 실망했을 거예요. 저는 그런 변화가 없었어요. 피부가 갑자기 환해졌다거나, 피로가 싹 사라졌다거나 — 그런 건 없었습니다.
대신 조금 달라진 것들은 있어요. 오전에 일어났을 때 예전보다 덜 무거운 느낌이 들어요. 피부가 당기는 느낌이 좀 줄었고요. 어머니는 변화를 물어봤더니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보니까 변비가 좀 나아지신 것 같아요. 채소를 더 드시게 되면서 그런 것 같더라고요.
효과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 솔직히 확신은 없어요. 제 경우엔 두 달이 너무 짧은 기간일 수도 있고, 다른 요인들도 있으니까요. 다만 억지로 하는 느낌이 별로 없어서, 이 정도는 계속 유지할 수 있겠다 싶어요.
제가 정리해본 항산화 생활 체크리스트
저처럼 뭘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모르겠다 싶은 분들을 위해, 제가 직접 해보면서 정리한 것들을 표로 만들어봤어요. 전문가가 만든 게 아니라 제 기준이니까, 참고용으로만 봐 주세요.
| 항목 | 제가 해봤나요 | 실제 느낌 |
|---|---|---|
| 블루베리·딸기 등 베리류 매일 조금 | ✅ | 꾸준히 되는 편, 냉동이 경제적 |
| 브로콜리·시금치 등 녹색 채소 | ✅ | 어머니께는 조리법이 중요했어요 |
| 녹차 하루 1~2잔 | ✅ | 익숙해지는 데 2주 정도 |
| 올리브오일로 조리 | ✅ | 생각보다 오래 가서 부담 덜해요 |
| 밤 11시 이후 화면 줄이기 | 🔺 (이틀에 한 번 실패) | 아침 컨디션엔 확실히 차이 느낌 |
|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 | ✅ | 겨울에도 바르는 게 맞는 것 같아요 |
| 가공식품·배달음식 줄이기 | 🔺 (줄이긴 했지만 아직 멀었음) | 이게 제일 어려워요 |
표로 정리하고 보니, 잘 되고 있는 것보다 아직 멀리 있는 게 더 눈에 띄네요. 특히 배달음식은 혼자 밥하기 귀찮은 날이 생각보다 많아서, 이게 제일 고민이에요.
어머니가 해주신 말 한마디
"젊을 때는 몸이 알아서 해줬는데, 이 나이엔 내가 몸을 좀 도와줘야 해."
어머니가 어느 날 죽을 드시다가 하신 말씀이에요. 제가 왜 채소를 자꾸 넣느냐고 하시다가, 나중엔 그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85세 분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 저는 솔직히 좀 찡했어요.
맞는 말인 것 같아요. 젊을 때는 뭘 먹어도 잘 자면 회복이 됐는데, 60대가 되고 나니까 그게 안 돼요. 몸이 스스로 처리하는 양이 줄어든 거니까, 제가 더 신경 써줘야 하는 거겠죠.
앞으로 더 해보려는 것
지금까지 한 것들은 주로 먹는 것과 수면 쪽이었어요. 앞으로는 운동 쪽을 조금 더 넣어보려고 해요. 적당한 유산소 운동이 몸의 항산화 효소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서울대학교병원 건강 정보 페이지에서 읽었거든요. 과한 운동은 오히려 활성산소를 늘린다고 해서, 걷기 정도가 맞을 것 같더라고요.
어머니와 같이 점심 먹고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도는 걸, 올 봄부터 해보려고 마음먹고 있어요. 지금은 날이 너무 추워서 어머니가 나가시기 싫어하시거든요. 3월 되면 같이 나가 볼 생각입니다.
완벽하게 다 바꾸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그랬다가 작심삼일로 끝난 적이 몇 번 있어서요. 이번엔 하나씩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가려고 해요. 배달음식 줄이는 건 이번 달 안으로 일주일에 두 번 이하로 줄여보는 게 목표예요. 지금은 일주일에 서너 번이거든요.
혹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식단을 바꿔보셨다면 뭐가 제일 오래 유지됐는지 궁금하네요. 댓글로 알려주시면 저도 참고하고 싶어요.